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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ifornia life: Pregnant in the USA] 미국 임신 일기, 임신 초기 증상, 입덧, 태교, 성별, 임밍아웃 : 12주 4일 팬더 ~ 13주 6일 팬더2023_U.S.A 2023. 3. 31. 06:22반응형
12월 6일 (화) : 12주 4일 된 우주팬더. 저녁에 떡볶이 남은것 먹고 소화 안되서 죽는줄 알았다. 밤새 온몸에 가스 차고 난리도 아니었다. 가스가 너무 차서 누워있지도 못하고 일어나 똑바로 앉아야 트림이 나왔다. 이래서 산모들이 나중에는 앉아서 잔다는게 이런건가 싶기도 하다. 입덧에 가스차서 죽을맛.
12월 7일 (수) : 아침에 잉효가 미역국을 해줘서 먹었다. 맛있었다. 차라리 아침에 입맛이 있어서 아침에 좀 뭘 먹는다. 그리고 저녁은 조금 먹으려고 한다. 과일정도. 그 이상먹으면 가스차서 잠을 한숨도 못잔다.
12월 8일 (목) : 아침에 미역국(밥 없이 국만)이랑 만두 3알 먹었다. 그리고 출근해서 회사에서 사과 하나 와그작 와그작 먹음. 과일은 그래도 들어간다. 점심은 닭볶음탕 같은게 나왔는데 소스가 엄청 묽었다. 밥이랑 반찬은 손 안대고 닭만 건져 먹었다. 하루종일 미열에 두통이 있었다. 집에 가자마자 기절할 각임.
12월 9일 (금) : 아마존으로 컵스프 주문한게 어제밤에 와서 오늘 2봉지 타서 먹었다. 크노르 컵스프 콘스프맛. 두통이 계속 있는데 그나마 오늘 조금 줄어들기 시작한듯 한다. 일하는 도중에 잉효가 행아웃으로 핑크색 리본 이모티콘과 gif를 계속 보냈다. 나는 티라노를 보냈다. 알고보니 산부인과에서 전화가 와 우주팬더 성별을 알려줬단다. 딸 확정. 우리의 감이 맞았다.
12월 10일 (토) : 저녁으로 순대국을 먹고 일요일 넘어가는 밤새 내내 설사했다. 배아프고 난리도 아니었다. 잠도 한숨도 제대로 못잤다.
12월 11일 (일) : 아침까지 계속 설사하다가 점심에 셀러드를 먹고 조금 괜찮아졌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미루고 미루던 크리스마스 트리를 잉효가 설치해주었다. 같이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오너먼트를 걸며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왜인지 모르게 김밥이 땡겨서(이게 바로 특정 음식이 당긴다는 그것인가?) 저녁으로 H마트에서 김밥을 사와 먹었다.
12월 12일 (월) : 주말 내내 배아프고 설사하고 해서 잘 못잤는데 월요일 넘어가는 밤에 기절하듯 자서 아침에 좀 개운했다. 전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설사는 계속 나왔다. 어제 잉효와 이야기를 했는데 애기가 3살때까진 본인이 전담으로 붙어서 보는 건 어떠냐 했다. 잉효의 학위가 아까웠지만 확실히 잉효가 애를 더 잘 볼듯 하고 본인도 그걸 원하는 듯 했다. 우주팬더가 나오면 아얘 효주부로 전직 하기로 했다. 약간 딸바보 확정. 내가 돈 열심히 벌어와야지.
12월 13일 (화) : 컨디션이 안돌아온다. 순대국 먹은 뒤로 계속 컨디션이 안좋고 어지럽다. 왜 국밥을 먹었는데 이지경일까. 국밥은 먹고 든든해야 하는거 아닌가.
12월 15일(목) : 13주 6일 된 우주팬더를 보러 병원에 갔다. 다행이 우주팬더는 잘 있었다. 순대국밥 먹고 설사한 이야기를 말씀드리니 아마 지방(고기육수)이 나에게 안맞아서 그런듯 하다고 그런 류는 되도록 피하고 응급처치로 우선 바나나 먹으라고 하셨다. 뭔가 억울했다. 한국인인데 국밥을 못먹는다니... 그리고 내가 뭐 파상풍 면역인가? 뭐가 없다 그래서 애기 낳자마자 주사 맞을꺼라고 하시더라. 이제 임신 안정기에 들어가서 의사선생님께 이제 주변에 말 해도 된다고 확답을 받은 후 저녁에 (한국은 아침시간) 친정엄마와 시부모님께 영상통화를 드렸다.
원래 친정 엄마한테 먼저 전화를 했는데 아침 요가중이시라 전화를 못받으셔서 시부모님과 먼저 영상통화를 했다. 무슨일이냐 하시길래 초음파 사진을 보여드리니 두분 다 매우 좋아하셨다. 아버님은 박수치심. 거의 14주 되었다고 말씀 드리고 딸이라고 말씀드리니 시어머니께서는 아들이 좋다고 하시더라. 시아버지께서는 딸이 좋다고 하셨다. 아마 시어머니와는 영원히 가까워지지 못하겠지. 이럴 때 마다 내가 해외에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안그러면 고부갈등 제대로 났을듯. 시아버지께서는 애기 낳으면 오셔서 애기 본다고 하시더라. 이렇게 시부모님께 먼저 소식을 전달해 드린 후 핸드폰을 보니 엄마가 무슨일이냐며 메세지가 와 있었다. 엄마가 곧 통화하자고 하시면서 두시간동안 전화도 안받고 연락도 없었다. 이럴꺼면 미리 이야기를 해주지 바로 전화 올 줄 알고 씻지도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엄마와 동생과 통화를 하는데 기뻐하시는 건 잠깐이고 역시나 엄마는 나에게 왜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때 말 안했냐 임신했으면 이렇게 해야한다 저렇게 해야한다 훈수 시전. 갑자기 혈압오르고 스트레스 받아서 동생보고 엄마좀 말리라 했다. 바로 동생이 엄마 저지함. 이럴줄 알고 이야기를 가장 늦게 하고 싶었다. 축하보다는 호들갑. 어차저차 대화가 마무리 되고 전화를 끊으니 진이 빠지더라. 임밍아웃 하는거 왜이리 힘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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