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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lifornia life: Pregnant in the USA] 미국 임신 일기, 임신 진단 테스터기, 임신 초기 증상 2022년 10월 : 우주팬더 발견~5주 팬더
    2023_U.S.A 2023. 3. 22.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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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원래 월경이 일정치 않고 월경 주기를 맞추려고 피임약도 자주 먹었다. 이것도 내가 게을러서 덜 바쁘면 먹고 바쁘고 정신없으면 건너뛰고… 아주 엉망진창이었다. 그리고 빈혈도 있고(항상 헤모글로빈 수치가 10 이하로 나온다.) 자궁에 혹도 있어 임신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 생각이 없어서 딩크로 살았는데 (나와 잉효 둘다 커리어에 욕심이 있어 2세에 대한 생각도 없었다.)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를 하면 뭔가 아쉬울 것 같아서 시도나 해보고 안되면 그게 우리 인생이려니 라고 생각을 하고 2세 계획을 했다. 보통 다른 부부들을 보면 몇개월은 엽산을 먹고 몸을 건강히 만든 다음에 엄청 계획적으로 아이를 갖던데 우리는 이제 한번 만들어 볼까? 라고 생각하는 와중에 바로 생긴…

     

    2022년 10월 첫째주: 계속 컨티션이 안좋았다. 원래는 퇴근 후 이것저것 사부작 거리다가 자는데 초저녁부터 아주그냥 기절하더라. 나는 불면증이 있는데 그게 고쳐졌다기 보단 잠이 쏟아지는 느낌.

     

    10월 7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 둔 임신 테스터기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해봤는데 명도와 채도 30%정도의 빨간 줄이 얇게 기준선 옆에 하나 더 떠 있더라. 이것저것 찾아보니 옅게 보이는 것은 임신 확률이 있긴 하지만 착상 과정에서 흐리게 나타나고 조금 지나면 탈락하는 경우가 있다고들 하더라. 그래서 설레발 치지 말고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10월 8일: 오늘은 잉효랑 아침에 LA 근교의 Oak Glen Pumpkin patch 다녀왔다. 가는 길에 잉효가 전날 밤에 꾼 꿈 이야기를 해줬다.

     

    "꿈속에서 나랑 둘이 길을 가고 있었는데 내가 잉효보다 한발자국 정도 앞에서 걷고 있다가 갑자기 내가 뒤를 돌더니 엇!! 하면서 잉효 어깨 너머 뒤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잉효는 내 손가락을 따라 뒤를 돌아보니 사방팔방에 팬더들이 있었다고 한다. 하늘에도 둥실둥실 떠 있고 발 옆에서 여러 팬더들이 대나무 뜯고 있었다."

     

    이 이야기를 듣는데 이게 바로 태몽인가 싶더라. 만약에 이것이 태몽이라면 어쩜 태몽도 우리같은 것을 꿨는지...

    잉효한테 임신테스터기 흐린 줄 나온걸 이야기를 한 후 그래도 너무 기대는 하지 말자고 서로 마음을 다스렸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잉효보다 내가 더 냉정한 듯 했다.

     

    10월 11일: 주말을 어영부영 보내고 바쁜 월요일이 지나 화요일 아침인 오늘 출근 전에 테스터기로 한번 더 해봤는데 테스터기의 두줄이 저번보다 50% 진해졌다. 원래 내가 다녔던 산부인과(정기검진 차 다녔던)에 전화를 해 보니 나를 담당해준 선생님이 리타이어 하셨단다. 그래서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점심시간에 직장동료들에게 산부인과 추천을 받았는데 우리집에서 그닥 멀지도 않고 평도 좋은 곳이 있어 다음주 금요일(21일)로 방문예약을 잡았다. (미국의 병원 예약시스템은 정말 적응이 안된다. 그래도 이 산부인과는 홈페이지에 예약시스템이 있어 예약을 했는데 오후쯤 전화가 와서 그 날 안된다 하고 다른날로 바꾼게 다음주 금요일.)

     

    10월 12일: 아침에 일어나서 테스트를 해 보았다. 60%정도 진하기가 나왔다. 전 날과는 정말 미미하게 살짝 진한 정도. 테스터기만 낭비하지 말고 좀 기다려보기로 했다.

     

    10월 16일: 산부인과 예약은 했지만 그래도 아직 확실하지 않아서 아침에 테스트를 다시 해보았다. 아주 선명한 두줄이 떴다. 그리고 여전히 졸립고 뭐만 하면 피곤했다. 오죽하면 회사에서 쉬는시간 (오전 10분, 오후 10분)에 바로 엎드려서 쪽잠을 잤다. 내 나이가 만으로 35살이라 노산이니 (만 35살부터 노산 범주 안에 들어간다.) 빨리 병원 가는 날이 오길 빌었다.

     

    10월 19일: 항상 점심을 먹고 회사 사람들이랑 회사 건물을 끼고 주차장을 한바퀴씩 도는데 오늘은 왜인지 숨이 차고 힘들었다. 파워 워킹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점심 먹은 것 소화시킬 겸 해서 슬슬 걷는데 숨이 차더라. 근데 그렇다고 이렇게 살짝 걷는 것을 안하기는 싫어서 점심 먹고 걸었다. 게을러지는 느낌이 싫어서 그런듯.

    사실 전부터 엄마와 잉효랑 셋이 11월달에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을 예약해놨었는데 이렇게 살살 걷는데도 숨이 차면 잘 다닐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다. 그래도 우선 병원에서 임신 확정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으니 원래 우리가 계획하던데로 진행하기로 했다.

     

    10월 21일(금): 회사에 off 쓰고 예약해둔 산부인과에 다녀왔다. 임신 5주차라고 하더라. 원래 미국 병원에서는 6주 이전이면 접수고 뭐고 받아주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월경이 불규칙해서 정확한 날짜를 알 수가 없어서 받아준 듯 했다. (그래서 의사선생님께 한소리 들었다.) 한국의 시스템은 잘 모르겠지만 미국은 확실한 것 아니면 오지 말라는 식. 그래서 테스터기도 3번 이상 (다 다른날) 해보라고 한다.

    질 초음파로 보니 그냥 작은 동그라미가 있었다. 심장소리도 안들리고 그냥 작은 동그리마 하나 딱. 그 동그라미 안에 있는 흰색 점이 심장이라고… 5주차의 태아는 그냥 동그라미 모양. 나랑 효인이는 둘다 얼떨떨 한 상태로 초음파 사진을 들고 집으로 왔다. 그리고 태명을 잉효가 꾼 태몽에 따라 우주팬더라고 지었다.

     

    추가로 산부인과 선생님께 11월달에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을 2주정도 다녀올 계획이라 했더니 절대 안된다며 노산에 임신 초기라 절대 안정이라고 다 취소하고 바우처를 받으라고 하셨다. 자기는 극구 반대한다면서. 나와 잉효 둘다 생각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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