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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lifornia life: Pregnant in the USA] 미국 임신 일기, 임신 초기 증상, 입덧, 태교, 목투명대 검사, NT : 10주 팬더 ~ 12주 팬더
    2023_U.S.A 2023. 3. 28.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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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9일 (토) : 고등학교 동창 중 한명이 단톡방에서 임밍아웃을 했다. 들어보니10주 되었다고 했고 5주차부터 임신 했다고 주변에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고 한다. 다른 동창들은 이미 알고 있었고 나혼자 미국에 있어 소식이 늦게 전달 되었다. 나랑 너무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해서 신기하기도 하고 혼자서 조용히 동료애를 느꼈다. 한참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너무 모른척 하는것도 아닌 것 같아 처음으로 나도 임신 했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 단톡방 안에 있는 모든 친구들이 전화오고 난리였음.

    11월 20일 (일) : 에반게리온을 다시보기 시작했다. 다른 임산부들은 태교를 클레식이나 뜨게질 이런거로 한다던데 나는 성인 애니메이션 아니면 데바데(Dead by Daylight)로 한다. 혹은 배도라지 아저씨들 덕몽어스 하는거 보고… 괜찮나?

    11월 21일(월) : 이제 구디백 (베이비 웰컴키트)를 이곳 저곳에서 신청해 봐야겠다. 우선 가장 신청하기 편한 타켓에서 먼저 해야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배(오른쪽 골반)이 땡겼는데 오랜만에 화장실 다녀오니 안땡긴다. 몸 변화 하나하나에 너무 신경쓰인다. 입덧 때문에 아침에 바나나 반개밖에 못 먹었다. 다행이 점심에 나온 셀러드는 다먹음.

     

    11월 22일(화) : 회사 점심이 아주 랜덤인데 입덧 때문에 멕시칸 음식 나오면 아얘 냄새조차 못 맡는다. 카페테리아 근처도 못 가는 듯. 오늘이 엔칠라다 나왔는데 그 멕시칸 요리 특유의 기름냄새 때문에 스킵하고 가지고 온 인스턴트 우동 먹었다. 컵스프나 오트밀좀 회사에 가져다 둬야 겠다.

     

    11월 23일(수) : 오늘 회사에 반차를 내고 피검사를 하러 갔다. 다행이 Thanksgiving day 전날이라 일이 별로 없어 편하게 반차를 썼다. 내가 노산(만35 이상)에 첫 임신이라 피검사를 유전자 검사와 지병검사 아기성별 등등 이것저것 많이 하게 되었다. 전에 병원에 갔을 때 이번에 피검사 할 때 좀 많이 뽑을 거라고 밥 잘 먹고 물 많이 마시고 오라고 했는데 가보니 정말 많이 뽑았다.

    다행이 내가 워낙 물은 많이 마시는 편이라 피는 쭉쭉 나왔다. 다 뽑고 나서 조금 어지러워서 차에 좀 앉아 있었다. 검사 결과는 7일에서 10일 뒤에 나온다는데 큰 이상이 없으면 좋겠다. 잉효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둘다 왜인지 딸일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냥 느낌이 그랬다. 옛말에 고기가 땡기면 남자, 과일이 땡기면 여자라는데 나는 떡볶이가 땡긴다.

    11월 25일(금) : 피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까지는 산부인과 선생님께서 아무에게도 임신 했다고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셨다. (12주 이전) 나의 담당 선생님도 나랑 비슷한 면이 있어 안전 바운더리가 넓은 스타일. 하지만 임밍아웃을 동창들에게 했기 때문에 이미 망했나? 그 친구들 말고는 아직도 아무도 모른다. 엄마도 아직 모름. 왜인지 엄마에게 이야기하면 엄청난 호들갑이 돌아올 것 같아서 무섭다.

     

    11월 26일(토) : 아침부터 배가 콕콕 쑤시고 너무 아팠다. 그래서 하루종일 누워있었다. 병원 갈 때까진 우주팬더가 잘 있는지도 모르겠고 구글링을 해보면 임신 초기 증상이 천차만별이라 위험한지 아닌지도 모르겠더라. 새벽에 깨서 계속 화장실을 한번씩 꼭 갔다. 이 와중에 오늘 같은 시기에 임신 했던 동창이 먼저 연락와서 유산 했다고 소식을 전했다. 본인은 담담하게 이야기 하고 괜찮다 하는데 거기서 더이상 무슨 이야기를 해줘야 할 지 모르겠더라. 아마 내가 위로를 하는것도 본인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서 기다리기로 했다.

     

    11월 27일(일) : 낮게 배가 콕콕 쑤시면서 아프고 가스가 계속 찼다. 정말 말도 안되게 가스가 많이 찼다. 저녁으로 순두부찌개 먹었는데 마음은 와구와구 먹고싶었는데 그렇게 안들어가더라. 돌솥밥이어서 마지막에 누룽지에 보리차 부어서 숭늉을 만들어 먹었는데 이것마저 남겼다. 입덧때문에 잘 못먹어서 위가 엄청 작아진 듯 했다.

     

    11월 28일(월) : 아침에 일어나니 배 땡김이 1도 없다. 화장실도 급하게 안갔고 가슴통증도 없고 옆구리만 살짝 아픈데 이게 괜찮나 싶기도 하고 우주팬더가 잘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프면 아픈데로 걱정, 안아프면 안아픈데로 걱정. 극초기에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을 버텼는데 미국에서 있는걸 못버티는건가 생각도 든다. 그렇다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딱히 없는데 꼭 해야할 일 말곤 다른걸 하지 못해서(체력이 딸리기 시작했다.) 그 시간에 걱정을 하고 있다. 입가심으로 비타민씨 젤리를 사야겠다. 내꺼 사는김에 그 동창에게 보내줄 엽산도 좀 사서 한국으로 보내줘야겠다.

     

    11월 29일 (화) : 아침에 화장실도 급하게 안갔다. 오른쪽 골반과 엉덩이가 아프다. 앉았다 일어날 때 특히 아프다. 우주팬더가 잘 있는지 모르겠다. 김밥이 먹고싶다.

     

    11월 30일 (수) : 몸무게가 좀 더 빠졌다. 입덧 때문에 잘 못먹어서 그런 것 같다. 잉효가 찾아보니 입덧 때문에 5kg 까지도 빠진단다. 잉효가 어제밤에 집에 오면서 김밥 사와서 오늘 아침에 회사에서 아침밥으로 들고와 먹었다. 2줄 포장되어 있었는데 아침에 두줄 다 먹었다. 당근이 너무 많은 김밥이었는데 오랜만의 김밥이어서 그런지 다 먹었다.

     

    12월 4일 (일) : 아침에 집 근처에 있는 하이킹 트레일을 한시간 정도 걷고 City of Industry에 점심으로 딤섬 먹으러 갔는데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맛도 있고 양도 많이 나와서 남은 음식을 포장 했는데 두끼정도 양이 나왔다. 이 때 티가 같이 나왔는데 아무래도 임신해서 카페인을 피하려고 카페인이 없는 티를 이야기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에게 나온게 우롱티. 그것도 모르고 신나게 마시고 하루종일 원래부터 있던 편두통도 없고 컨디션도 좋았었다. 이것이 카페인의 힘인가.

     

    12월 5일(월) : 오늘은 우주팬더 NT(목투명대)보는 날. 우주팬더가 13주 3일째 되는 날이다. 투명대가 두꺼우면 기형아가 나올 확율이 높아진단다. 원래 오늘 NT예약을 4시에 했는데 체크 해주는 의사가 3시에 퇴근한다고 2시 30분 까지 오라고 했다. 그것도 당일에… 이것이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다. 반차를 쓰고 부랴부랴 가서 검사를 하니까(일반 초음파 기계와 NT초음파 기계의 차이를 모르겠다.) 척추가 하얗게 쪽 하고 보였다. 다행이 목둘레는 정상. 몇센치인지는 안알려줬다. 그냥 정상이란다.

    검사를 하는데 우주팬더가 엄~청 움직여서 초음파로 쫒아다니기 바빴다. 의사가 마지막에는 우주팬더 보고 손 치우고 옆으로좀 돌아누우라고 내 배를 살짝 흔들었다. 그러니 보여준 옆모습. 이렇게 검사를 마치고 저녁으로 잉효랑 곱창 먹었는데 나는 몇점 안들어갔다. 음식 허들이 너무 높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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